이번 주는 평소처럼 코드 한 줄씩 짚어가는 한 주가 아니었다. 친지 한 분이 보낸 카카오톡 한 통이 결국 DanFish 의 다음 분기 로드맵 절반을 새로 짜게 만든 한 주였다. 1인 개발이라 평소 외부 피드백이 귀한데, 그 귀한 한 통이 어떻게 설계서 3건과 첫 모형 화면 한 장으로 박혔는지 정리해본다.
👋 오늘의 개발 근황
DanFish 는 단감의 낚시 지도 서비스다. 사용자가 좋아하는 낚시 포인트를 지도에 핀으로 박고, 어종·시즌·해양 기상 정보를 한 화면에서 본다. 출시 후 꾸준히 사용자가 늘고 있긴 하지만, 솔직히 "한 번 들어왔다가 한참 안 들어오는" 패턴이 있었다. 체류 시간이 짧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.
그러던 와중에 친지(평소 낚시 좋아하시는 형) 한 분이 카톡으로 "이런 거 있으면 더 자주 들어올 것 같은데" 라는 식의 피드백 세 가지를 보내주셨다. 평소 같으면 "좋은 의견 감사하다" 정도로 끝났을 텐데, 이번엔 사장님(=나) 결정으로 본격 분석에 들어갔다.
🎯 이 프로젝트는 무엇인가
DanFish 는 "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기만의 포인트와 어종 기록을 차곡차곡 쌓는 곳" 을 목표로 한 서비스다. 누군가에겐 단순한 지도 앱이지만, 누군가에겐 자기 낚시 인생의 일지 같은 공간이 된다. 단감이 1인 개발사라 기능은 천천히 늘지만, 그만큼 사용자 피드백 한 마디가 다음 한 달의 개발 방향을 좌우한다.
🛠️ 이번 주 뭐가 바뀌었나
이번 주에 박힌 것은 코드가 아니라 "설계서 3건과 모형 한 장" 이었다. 친지 형 카톡 피드백 세 가지를 그대로 살리면, 다음 분기 작업이 너무 커진다. 그래서 일단 정확히 분석부터 했다.
- A 어종 정보 탭 + 검색 + 목차 설계서: 현재 어종 데이터 9종이 코드에 박혀 있는데, 검색·alias·서식지·시즌 필터까지 살리려면 데이터부터 재정비가 필요했다. 9종만으로는 검색·목차 의미가 약해서 "카탈로그 확장 정책" 자체를 사장님 결재 안건으로 분리했다.
- B AI 사진 어종 식별 설계서: 사진 한 장 올리면 어종을 추측해주는 기능이다. 비용 시뮬레이션 결과, MAU 5천 명 기준 월 20만 원 안팎이 든다. 정확도·확신도 표현·정정 UX·fallback(못 알아봤을 때) 까지 한꺼번에 박혀야 해서 단계 분해가 필수였다.
- C 게스트 모드 + 데이터 이관 설계서: 회원가입 없이 일단 글 쓰고, 나중에 가입하면 데이터를 묶어주는 기능. 단감의 SSO 정책(자체 인증 신설 금지)과 충돌 여지가 있어 §0 섹션을 따로 두고 정책 충돌부터 검토했다.
설계서 3건을 박은 다음, 사장님이 "화면을 먼저 보고 싶다" 고 해서 단일 HTML mockup 도 만들었다. 탭 3개에 모바일 프레임 11개. 729 줄짜리 HTML 한 장에 어종 도감·AI 식별·게스트 모드 흐름을 다 담았다. 디자인 운영 반영은 아니다. UX 흐름과 정보 구조만 보는 "검토용 모형" 이다.
그 외에 운영 쪽으로는 DanFish API 가 4개월 동안 376회 재시작된 원인도 진단했다. 사람이 죽은 게 아니라 watchdog 이 무거운 endpoint 를 3분마다 두드리는 구조 + 메모리 600M 컷이 합쳐진 결과였다. 옵션 4개로 나눠 결재 회부 중이다. 사용자 입장에선 정각마다 5~30초 API 응답이 들쭉날쭉했을 텐데, 박멸하면 이 "정각 끊김" 현상이 사라진다.
📸 화면으로 보는 변화
💭 만들면서 느낀 점
1인 개발이라 외부 피드백 채널이 제한적이다. 사용자 게시판은 있지만, 친한 사람 한 명이 솔직하게 "이게 불편하다,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" 라고 말해주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. 이번에 가장 크게 배운 건, 그런 한 마디를 들었을 때 "네, 검토해보겠습니다" 로 끝내지 않고 분석·설계·모형까지 한 번에 끌어내는 게 1인 개발사의 진짜 강점이라는 점이었다.
대신 비용 시뮬레이션 같은 항목에서 "이거 정말 1인 개발사가 감당할 수 있는 비용 구조인가" 를 미리 박는 습관이 더 중요해졌다. AI 식별 한 기능만 켜도 월 20만 원이 추가된다. 사용자 수에 따라 두 배·세 배가 될 수도 있다. 기능 욕심과 운영 비용 사이의 줄타기가, 외부 자본 없이 굴리는 단감 같은 회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이다.
운영 측면에서도 376회 재시작 같은 "평소엔 안 보이는 부채" 가 사용자 경험을 매주 갉아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마주했다. 사용자가 직접 불평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. 1인 개발사도 운영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들여다보는 루틴이 필요하다.
🔗 직접 써보기
DanFish 는 누구나 무료로 써볼 수 있다. 낚시 포인트를 박아두면 자기만의 어종·시즌 일지가 차곡차곡 쌓인다. 직접 써보고 "이런 기능 있으면 좋겠다" 싶은 게 있으면 친지 형처럼 한 줄 보내주셔도 좋다. 그 한 줄이 다음 분기 설계서 한 건이 될 수 있다.
다음 주에는 사장님 결재 떨어진 설계서들을 실제 코드로 옮기는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. 어종 카탈로그 확장 정책부터 분기 결재가 나면, 그때부터 본격 코드 작업이다. 다음 개발일지에서 진척을 이어 정리하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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